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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루지라는 책을 처음 접한 것은 유튜브다. 채널 이름은 기억이 나질 않지만 영상을 보는 순간 이 책을 꼭 사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영상에서 설명을 했지만 이 책을 팔기 위한 장치들을 여러 가지 해놨는데 나는 그 장치에 걸려 다음날 바로 구매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은 나는 그 사람처럼 누군가에게 진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개리 마커스
개리 마커스는 뉴욕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이자, 언어 학습 센터의 소장이다. 심리학, 언어학, 분자 생물학을 통합하여, 인간의 마음의 기원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세계적 학자다. 1993년 23세의 나이로 MIT에서 스티븐 핑거의 지도 아래, 뇌와 인지과학을 연구하여 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지난 1996년 로버트 판츠 상을 수상하였으며, 2002~2003년에는 스탠퍼드 행동과학 고등연구센터의 특별 회원이었다. 저작으로는 출간 당시 학계와 언론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세계적 화제작 <마음의 탄생, 2004>을 비롯하여, <대수학적인 마음, 2003>, <노튼 심리학 선집, 2005> 등이 있다. 그 밖에도 뉴욕 타임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네이처, 사이언스 등 여러 매체에서 뇌과학과 진화심리학, 언어학 등의 분야를 넘나들며 대중과 호흡하는 지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현재 뉴욕에 거주하고 있으며, 워싱턴 스퀘어 파크에 가면 외바퀴 자전거 타기에 심취해 있는 그를 만날 수 있다.
클루지란 무엇인가?
클루지란 어떤 문제애 대한 서툴거나 세련되지 않은 해결책을 뜻한다. 그러나 그 효과는 놀라울 만큼 뛰어나다. 예컨대 1970년 4월, 아폴로 우주선 13호의 달착륙선에서 이산화탄소 여과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시작했을 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생각해 보자. 당시에는 대체 여과기를 승무원들에게 보낼 방법이 없었다. 우주 왕복선이 발병되기 전이었기 때문이다. 우주 캡슐을 기지로 끌고 올 수도 없었다. 여과기가 없다면 승무원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는 뻔한 일이었다. 당시 우주비행 관제소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할 수밖에 없었다. '우주 캡슐 안에 무언가 쓸모 있는 것이 있을 것이다. 궁리를 해봐라.' 다행히 지상 정비원들은 이 과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비닐봉지와 마분지 상자, 절연 테이프, 양말로 투박한 여과기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렇게 해서 세 명의 우주 비행사들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모든 클루지가 목숨을 구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공학자들이 재미로 클루지를 만들기도 하고, 어떤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만든다. 또는 제대로 하기 귀찮아서 만들기도 한다.
우리 몸에도 클루지가 숨어 있다.
공학자들은 돈이나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클루지를 만든다. 그렇다면 자연은 왜 클루지를 만들까? 진화의 과정은 우리의 생각만큼 영리하지 않았고 합리적이지 않았다. 또 구두쇠처럼 인색하지도 않았다. 진화는 돈과 상관이 없으며 선경지명과도 아무 관련이 없다. 그래서 생명 현상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우리는 많은 클루지들을 발견하게 된다. 예를 들어 인간의 척추는 형편없는 구조이다. 만약 네 개의 기둥이 균등하게 교차 버팀목 역할을 하면서 몸무게를 분산해 지탱했다면 훨씬 더 좋았을 것이다. 단 한 개의 기둥으로 전체 몸무게를 지탱하는 것은 척추에 엄청남 부담을 준다. 직립 보행 덕분에 우리는 똑바로 선 채로 손을 자유롭게 놀리면서 생존할 수 있었지만, 그 대가로 많은 사람들은 요통에 시달리게 되었다. 그렇다면 적절하지 못하다고 생각되는 해결책이 우리 몸에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척추가 두 발 동물에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 구조가 네발짐승의 척추에서 진화했기 때문이다. 즉 불완전하게나마 일어서는 것이 아예 일어서지 않는 것보다 더 나았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우리 눈의 망막은 머리 앞쪽이 아니라 뒤쪽을 향해 설치되어 있다. 때문에 온갖 방해거리가 생겼는데, 배선 다발이 눈을 꿰뚫고 지나갈 수밖에 없어, 우리 두 눈에는 빛에 반응하지 않는 맹점이 하나씩 생기게 되었다. 이것 역시 클루지의 대표적인 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