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 4. 8.

    by. 수중도시

    마음의 힘은 참 강력하다. 사람을 한순간에 나락으로 끌어내릴 수도 있고, 한순간에 극락으로 끌어올릴 수도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마음을 마음대로 조절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멋대로 뒤바뀌는 마음을 잘 다스릴 순 없을까?

     

     

    마음의 힘

     

    참회가 안될 때

    내가 누군가를 미워하면 내 마음이 괴롭다. 젊잖고 고상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참회하라는 것이 아니다. 내가 참회하면 내가 괴롭지 않게 된다. 그래서 내가 참회하는 것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만나는 사람들을 모두 미워한다면, 그 삶은 지옥일 것이다. 열 명을 만나는데 열 명을 모두 좋아한다면, 그 삶은 극락일 것이다. 같이 사는 남편을 미워하면 미워하는 본인이 제일 괴롭다. 남편이 담배를 피우건 술을 마시건 늦게 들어오건, 그것은 오롯이 남편의 삶이다. 해가 지고 달이 뜨고 비가 오는 것을 미워한다면 마음이 얼마나 괴로울까? 그러나 이것은 그저 자연현상일 뿐이다. 해가 지면 지나보다, 달이 뜨면 달이 뜨나 보다, 비가 오면 비가 오나 보다, 이렇게 날씨를 미워하지 않고 바라보듯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괴롭지 않다. 이렇게 잘못된 관점, 괴로움이 생길 수밖에 없는 어리석은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 남편을 고치려고 부처님께 빈다. 그러고는 부처님이 자기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는다고 실망한다. 이건 부처님이나 하느님한테 달린 문제가 아니다. 자신의 어리석음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남편과 살고 안 살고는 내 자유다. 남편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헤어지면 되지 남편을 미워하며 같이 사는 것은 어리석은 행위이다. 같이 살려면 미워하지 말아야 되고, 같이 안 살 거면 미워할 이유가 없다. 미워하는 건 나의 어리석음에서 온 거지 상대의 행위 때문에 온 게 아니다. 그래서 미워하지 말라는 것이다.

     

    간절한 마음이 안될 때

    구하고 바라는 기도가 아닌 절실한 기도는 어떤 것인가? 어떻게 기도해야 간절한 마음이 우러나는가? 어떨 때 간절한 마음이 우러날까? 막다른 골목에 다다라 답답할 때면 저절로 간절한 마음이 우러날 것이다. 기도하면서 '내 마음이 좀 간절해야 하는데, 내 마음이 언제 간절해지나'라고 생각하면, 이것은 재앙을 자초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자꾸 하면 재앙이 생긴다. 그 마음을 성취시켜 주려면 재양이 생겨야 하기 때문이다. 몸에 암이 생기든, 가족에 무슨 문제가 생기든, 집안에 우환이 생기면 사람이 다급해지고, 다급해지면 당연히 간절해진다. 그러니까 이런 어리석은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간절한 마음이 없다는 것은 큰 고통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 내 상태가 행복한 줄 알면 되는 것이다. 종교를 간절히 믿어야 좋고, 많이 믿어야 좋고, 뭐 해야 좋고, 이런 말에 현혹되지 말아라. 하나밖에 없는 인생을 남의 말에 현혹되어 사는 것은 좋지 못한 행위다. 현재 부부관계가 안 좋다, 자식과 관계가 안 좋다, 인생살이에 여러 변뇌가 있다고 생각이 들면 스스로 해결해봐야 한다. 그렇게 노력해 봤는데도 안 되면 그다음에 부처님 법에 귀애해서 해보는 것이다. 법에 귀의해서 가르침대로 따라 해 보면 진짜 기적같이 내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다. 그래서 법에 귀의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냥 '기도하면 좋다' 이런 생각으로 하면 안 된다. 교회 가면 좋다는 소리에 교화 다니고, 절에 가서 절하면 좋다니까 그냥 절하는 식으로는 안된다.

     

    명상과 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명상을 한다고 앉아 있으면 몸과 마음이 편안해야 되는데 머릿속에서는 지나간 옛날 생각, 미래에 대한 여러 계획이나 상상들이 끊임없이 지나간다. 이것을 번뇌라고 한다. 번뇌가 끊임없이 일어나니까 아무리 머리를 흔들고 없애려고 해도 안되고 절을 해도 사라지지 않는다. 명상은 그냥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 명상이 아니다. 명상에는 그것이 무슨 명상이든 과제가 있기 마련이다. 호흡에 관한 명상을 할 때에는 숨이 들어가고 나오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과제이다. 숨이 들어갈 때 들어간 줄 알고 나올 때 나오는 줄 알고, 깊을 때 깊은 줄 알고 얕을 때 얕은 줄 알아야 한다. 그럴 때 호흡에 깨어 있다고 한다. 정신을 오로지 거기에 집중하는 것이 과제가 된다. 이렇게 주어진 과제에 정신을 모아서 집중해야 한다. 이렇게 집중한다는 것은 그 상태에 깨어 있다는 말인데, 이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 집중을 하려고 할 때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그 첫 번째가 바깥 경계이다. 집중하고 있는데 옆에서 휴대전화 소리가 들리거나 옆 사람하고 얘기하는 소리가 들리면 신경이 쓰이고 거기에 마음을 뺏기게 된다. 이렇게 눈에 보이는 것, 귀에 들리는 것, 코로 냄새 맡는 것, 혀로 맛보는 것, 몸의 감촉 같은 바깥 경계에 마음이 빼앗기기 쉽다. 이러한 바깥 경계에 마음을 뺏기면 안 된다. 눈에 뭐가 보이든 귀에 뭐가 들리든 몸에 감촉되는 것이 무엇이든 마음을 모아서 집중해야 한다. 그런 게 그게 마음대로 하기 힘들다. 자동차 소리가 안 들렸으면 싶을수록 자동차 소리는 더 잘 들린다. 그러므로 안 들렸으면 하고 밖의 경계를 탓하지 말고 그럴수록 호흡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면 자동차 소리는 있지만 그 소리개 내 집중을 방해하지는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