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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방역 활동
감염병을 정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19세기에 세균과 바이러스를 발견하고 위생 관념이 보급된 후 20세기까지 진단법, 항균제 및 백신 개발 등 대응책이 나날이 발전하여 감염병을 정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으나 21세기에 SARS(2003), 신종플루(2009), MERS(2015), 코로나19(2019) 등 신종 감염병의 잦은 출현으로 성급한 환상이 되었다. 감염병을 정복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검역과 격리 등으로 신종 감염병의 확산을 억제하고 원인균을 규명한 후 신속히 치료제와 변이 균주까지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해야 한다.
진단법 개발 : 미생물 검사와 영상의학 검사
미생물은 아주 작아 육안으로 볼 수 없지만 현미경을 통하여 관찰할 수 있다. 레벤후크는 최초로 단안 현미경을 제작하여 원생동물, 세균, 담수성 조류 등의 미생물을 관찰하여 기록하였다. 독일 아베는 단안 현미경을 처음 개발한 후 Zeiss 회사에 입사하여 1868년 유침 렌즈(1,000 배율 렌즈)를 개발하여 해상능이 좋은 과학적인 복합 현미경을 제작하였다. 검사실에서는 Karl Zeiss 현미경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단순 광학 현미경은 10배까지 확대할 수 있고, 복합 광학현미경은 2.5 ~ 1,000배, 전자 현미경은 1,000 ~ 100만 배 확대가 가능하다. 현미경이 개발되어 미생물의 형태를 알 수 있게 되었고, 미생물 염색 및 배양법, 신속항원검사법, 유전자 검사법 등이 개발되어 거의 모든 미생물을 진단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 개발된 신속항원검사와 유전자 검사법(PCR 검사)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어 널리 사용되고 있다.
방사선(X-ray)은 짧은 파장과 고주파의 전자기파(복사선)로 1895년 독일 뢴트겐이 발견하였다. 방사선 촬영은 초영제나 다른 기구를 사용하지 않고 X-선을 인체에 투과하여 ㅕ내부 조직의 상태를 볼 수 있는 검사법으로 결핵, 폐렴 등의 감염증을 포함한 각종 질병의 진단에 사용하고 있다.
치료제 개발 : 항균제, 혈청요법
항균제는 미생물의 생장이나 생존을 억제하는 천연화합물 혹은 합성화합물이다. 항균제의 일종인 항생제는 미생물과 같은 살아 있는 유기체에 의해 생성되는 것으로서 다른 미생물을 억제하거나 죽이는 화학 물질이다. 항균제의 개발로 대부분의 세균성 감염병과 일부 바이러스성 감염병을 치료할 수 있게 되었다. 화학 요법의 창시자인 에를리히는 1909년 최초의 매독 치료제인 606 제제를 발견하였다. 도마크는 1932년 항균 작용이 있는 설파제를 개발하였다. 플레밍이 1928년 페니실린의 항균 작용을 발견한 후 플로리와 체인은 1940년 페니실린을 치료용 주사제로 개발하였다. 왁스만은 1943년 결핵 치료에 사용되는 스트렙토마이신을 개발하였다. 1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세균 감염에 의한 사망자 수가 적에 의해 죽은 숫자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푸른곰팡이에서 개발된 페니실린은 2차 세계대전 중 상처를 입은 수많은 군인들이 생명을 구했다. 항균제 개발은 인간과 미생물과의 전쟁에서 인류가 얻은 위대한 승리의 결과다. 페니실린은 생합성과 반합성 페니실린으로 분류된다. 페니실린의 구조 변화에 따라 여러 형태의 페니실린이 치료 목적에 따라 다르게 생산되고 있다. 벤질 페니실린은 현제까지 사용되는 유일한 천연 페니실린이다. 타미플루, 팍스로비드 등의 바이러스 치료제도 개발되었다. 각종 항균제의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내성도 증가하고 있으므로 항균제의 오남용을 줄여야 한다.
혈청요법은 수동면역을 임상적으로 이용한 치료 요법이다. 동물의 항혈청이나 회복된 사람의 혈정 내 항체를 디프테리아, 파상풍 등 환자에게 주사하여 치료한다. 독일 세균학자인 베링은 파상풍에 걸린 다른 동물의 혈청을 주입함으로써 수동면역이 생기는 사실을 밝혀냈다. 항독소 면역기술을 이용하여 디프테리아 치료 및 예방에 기여한 공로로 1901년 제1회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예방 백신 개발
20세기 중반에 항생제가 개발되면서 세균 백신에 대한 흥미는 많이 수그러들었으나, 백신은 아직도 사스, 조류 인플루엔자, 에이즈 등 많은 바이러스 감염병에 대항하기 위한 대들보로 남아 있다. 백신은 예방 접종에 사용되는 것으로 감염원과 비슷한 물질 혹은 약화된 감염원과 비슷한 물질 혹은 약화된 감염원으로 만들어진다. 인체는 백신으로 면역력을 키워 병원체가 침투하더라도 견딜 수 있게 된다. 백신 개발 및 보급에 크게 기여한 3명의 과학자는 우두법의 창시자인 제너, 미생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파스퇴르, 세균학의 창시자로 평가되는 코흐를 꼽는다. 1세대 백신 개발은 우두를 이용해서 두창을 치료하는 종두법을 발명한 영국 의사 에드워드 제너에 의해 이루어졌다. 제너는 1796년 소년 제임스 핍스에게 우두 종두법을 처음 실시하여 성공한 후 1798년 암소 천연두의 원인과 효과에 대한 탐구라는 논문을 발표하여 백신의 창시자가 되었다. 두창은 백신 개발로 감염병 중 유일하게 정복된 감염병이다.
2세대 백신 개발은 1880년대에 프랑스 파스퇴르와 독일은 코흐에 의해 두창을 넘어 다른 감염병으로 확대되었다. 파스퇴르는 강견병, 탄저병, 닭 콜레라 등의 백신을 개발하였다. 파스퇴르가 제너의 두창 예방법을 기리기 위해서 자신이 개발한 광견병 예방법을 'vaccine(백신)'으로 부르면서 백신이라는 용어가 탄생되었다. 코흐는 탄저균, 콜레라균, 결핵균을 최초로 발견하였으며,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균을 순수 분리하는 배양법 개발 등 세균학의 기초를 세워 백신 개발에 공헌하였다. 파스퇴르와 코흐가 백신 개발의 기초를 확립한 이후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소아바비, 결핵, 홍역, 풍진, 이하선염, 독감 등 다양한 감염성 질병에 대한 백신이 개발되었고, 이를 통해 많은 감염병들의 발병률이 큰 폭으로 감소하였다.